석달만에 휴식
김수임  2020-09-09 19:09:12, VIEW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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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악몽 같은 여름이 지나갔다.

석 달 만에 휴식을 하는 기분 이다. 물론 잔업이 남아. 있긴 하지만.



코로나에 걸리지 말자. 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 조심조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내 주변 누군가에게도 그 바이러스가 찾아오지 않기만을 기도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한여름에, 스튜디오 이사를 하게 될 줄은 먼지 만큼도 상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작업방 작가님 확장 이사 나가신 6월 중순, 일주일 동안 있는 힘 없는 힘 끌어모아 스튜디오 재정비를 했다.

너무 열심히 하다 손목 부상을 입었다.

완료 된 다음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1976년 생 스튜디오 건물 철거 소식 이었다.

언젠간 있을 일 이었지만 한동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재계약을 하며 주인 어르신들과도 있을 때 까지 사이좋게 오래 잘 지내자 약속 한 것이 불과 여섯 달 전이었다.

너무 좋은 가격에 땅이 팔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잘 된 일이다. 축하 해 드리는 마음이었지만

나는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시기 상 당연히 운영이 점점 안좋아 지고 있었고 여기로 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 스트레스에서 이제 겨우 풀려난 시점 이었다.

게다가 이젠 찾아 내기 힘든 공간 이었고 세입자 인생 처음으로 마음 편히 지낸 곳이었다.

계절 마다 정성 들여 가꾸고 꾸며 손님을 초대 하고 싶은 곳이었다.

머릿 속이 하얘지며 더 이상 끌어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낼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몸을 낮춰 유지 하는 것 만으로도 많이 지쳐 있었던 것 같다.

일에 대해 누구와 상의 하지 못하는 일이라 힘이 순환되지 않는 것도 스트레스 해결이 잘 안되는 이유일 것이다.



처음 며칠은 구체적으로 정리 계획을 짰다. 잠도 오지 않고 먹히지도 않았다.

그러다 이따금씩 회원들이 그림 생활에 대해 얘기 한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만하고 싶다고 내 맘대로 그만해서는 안 될 일 이었다.

나도 회원들과 그림 그리는 것이 아직 좋다.

다만 새로운 곳을 찾아내 옮기고 다시 구축 할 만한 자신감이 떨어졌고 힘이 없을 뿐이었다.



클래스 마다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 넣고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상의 했다.



여러모로 힘든 여름 이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사람들을 다시 알게 된 계기도 되었다.

사람들은 감동 이었다.

전혀 없다고 생각 했던 힘을 끌어내 주었다.

몸도 마음도 지치는 일 투성이 였지만 석달 간의 이사 업무를 그래도 웃으며 끝낼 수 있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이사 다음날 어르신들 찾아 뵈고 텅빈 스튜디오를 보는 기분이 짠했다.

텅빈 공간을 보고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어르신과 안녕 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어르신 눈이 먼저 붉어지셨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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